저는 4년제 대학을 자퇴하고 고졸의 학력으로 일찍 일을 시작했습니다. 자퇴할 때만 해도 큰 걱정이 없었는데 막상 사회에 나와보니 고졸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서 방송통신대학, 사이버대학 등 여러 교육기관을 알아봤어요. 그때 자퇴한 대학에서 이수한 학점과 자격증을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학점은행제 제도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러다 아예 학점은행제 학습플래너로 일을 하게 된 거죠. 학점은행제 학습자에서 학습플래너, 그리고 제도 강사로 근무하면서 1만 명 이상의 학습자들과 상담을 진행했죠.
처음엔 학습플래너라는 직업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정말 좋아서 배워가며 일을 시작했는데 일한 지 8개월쯤 지나자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습자를 모집하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보니 학습자가 등록한 후에는 사후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학점은행제는 당연히 학습자 스스로 절차와 학업을 밟아가며 혼자 공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행업체는 학습자에게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주입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렇다고 학습자를 책임지는 구조도 아니었고요. 당연히 중도포기자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어렵게 용기를 내고 거금을 들여 학점은행제를 시작한 분들이 좌절하는 경우를 목격하게 되었어요.